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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재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생생한 현재일까?(feat 장자, 인셉션)

소사블 2021. 5. 6.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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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생생한 현실이라고 느꼈던 것이 지나고 나면 그것이 정말 있었던 일이었을까? 기억에도 안나는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마치 '꿈'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다른 사람과 얘기하다가 '너~ 예전에 이러이러 하게 했었다.'라고 했는데 내가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 진짜 내가 그런 일이 있었는지 정말로 확신이 안드는 것이라면, 지금 현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도 현재는 생생한 현실이라고 느끼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시간이 지난 정말 '꿈과 같은' 비현실이라고 치부해도 좋지 않을까?

 

이것을 떠올려지게 하는 용어가 '일장춘몽(一場春夢)'이다.  한바탕의 봄 꿈이라는 뜻으로 우리가 인생의 모든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아둥바둥하고 있어도 시간이 지나 노인이 되고 이제 인생을 떠나야 할 순간이 오면 '다 부질없는 꿈과 같은' 순간이었구나. 라고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또한 매일 하루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할일을 하고 있다만 '문득...이게 다 뭔가... 이게 인생인가' 생각을 하면서 내가 너무 부질없는 것에 지나치게 올인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이렇게 몰두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 같은 마음에 전전긍긍하며 일상을 살아간다.

 

"장자"라는 책에는 다음 구절이 나온다.

꿈에 술을 마시며 즐거워했던 사람이 아침에는 섭섭해서 운다. 꿈에 울며 슬퍼한 사람은 아침이 되면 즐거운 마음으로 사냥하러 나간다. 우리가 꿈을 꿀 때는 그것이 꿈인 줄 모르지. 심지어 꿈속에서 해몽도 하니까. 깨어나서야 비로소 그것이 꿈이었음을 알게 되지. 드디어 크게 깨어나면 우리의 삶이라는 것도 한바탕의 큰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들은 자기들이 항상 깨어 있는 줄 알고, 주제넘게도 그러함을 분명히 아는 체하지. 임금은 뭐고 마소 치는 사람은 뭔가? 정말 꼭 막혀도 한참일세. 공자도 자네도 다 꿈을 꾸고 있으며 내가 공자나 자네가 꿈을 꾸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역시 꿈일세. 이런 말이 괴상하기 그지없는 것으로 들릴 테지만 만세 후에라도 이 뜻을 아는 큰 성인을 만난다면, 그 긴 시간도 아침저녁 하루 해에 불과한 것처럼 짧게 여겨질 것일세.

이 구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현재 누리는 삶이 모두 가짜라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왜냐하면 꿈에서도 현실과 똑같은 감정을 갖고, 꿈 안에서는 나름 실재성을 느끼고 있으니까.. 

그렇다고 꿈을 완전한 실재라고 말하기도 뭐하다..  왜냐하면 지나고 나면 그야말로 꿈이니까. 그렇다면 현재는 꿈이 아닌 실재성을 가지면서 실재성이 없는 꿈이라고 서로 상반된 점을 동시에 규정할 수 있겠다. 진짜이면서 가짜이고, 가짜이면서 진짜라고 해야 할까나..

 

이런 것을 안다면 나는 현재 지금 생생하게 느껴지고 고통스럽게 살고 있는 순간에

'어차피 지나고 나면 다 잊게되고, 과거가 될 것...너무 힘들어하지 말자.  이또한 지나가리라.  한바탕 꿈과 같은 추억을 자리잡을 것이야.'라는 점을 생각해보고, 

그렇다고 해서 현재 일을 대충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 생생한 현실이 나중 꿈과 같이 된다할지라도 지금 여기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꿈안에서도 충실한 삶을 살아야 행복할테니 말이다. 

 

바로 위와 같이 결론을 내리니 영화 '인셉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팽이를 돌리는 장면이 생각난다. 그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진짜인지, 꿈인지 다시 확인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관객들도 팽이가 멈춰지는지, 계속 돌아가는지  영화가 명확하게 결론을 내지 않은 결말을 두고 '꿈이다, 현실이다'라고 논쟁이 벌어지게 된다. 하지만 나는 위에서 내린 결론에 의한다면 '꿈인지 현실인지'는 원래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일장춘몽'이라는 말처럼 어차피 현재 생생히 느껴지는 현실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도 안날 꿈과 같은 시간에 불과하게 된다. 그렇다고 현재가 꿈이니까 아무런 고통도 즐거움도 못느끼는 허상이라는 것이 아니라, 꿈에서도 당시 꿈에서는 진짜와 같은 실재성을 갖는 것처럼 꿈안에서도 충실하게 살아서 행복을 느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싶다. 그런점에서 마지막 인셉션 주인공에게 하고 싶은 말은 '너 충실하게 살았니.  지금 행복하니' 라고 묻고 싶고,  행복하다고 느끼면 '됐다 팽이따윈 그만 돌리고 앞으로도 즐겁게 살아'라고 충고(?)를 건네면 어떨까 한다. 

 

여튼 지금 현재 느끼는 즐거움,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질 과거가 되니까.. 너무 집착하지 말고.. 괴로움에 떨지 말고.. 

그렇다고 또 불성실하게 살자는 것이 아닌, 행복을 위해 현재의 역할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아주 모범적인(?) 결론을 내고자 한다. 

영화 인셉션 결말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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