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매일미사 4.20)
하느님은 우리에게 천국의 문을 이미 열어주셨다. 그 문에 들어가 우리는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사실을 믿고 하느님이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제1독서(사도행전 7:51~8.1)에는 성령한 충만한 스테파노가 백성과 원로들, 율법학자들과의 대화를 보여주고 있다. 스테파노에 따르면 그들은 천사들의 지시에 따라 율법을 받고도 지키지 않아 의로우신 분들을 배신하고 죽임을 가했다. 그리고 성령이 충만한 스테파노는 하늘에 있는 하느님의 영광과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예수님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솔직히(?) 사람들에게 얘기했을 때 사람들은 큰 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고 스테파노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돌을 던지기 시작했는데, 스테파노는 다음과 같이 기도를 한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라고 하였다. 그리고 스테파노는 영원히 잠든다.
여기서 신앙인이 신앙을 증거하고 설파하여도 사람들의 저항은 예상되는 일이다. 그 때 닥치게 되는 고난, 그리고 목숨까지 앗아졌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제 목숨 당신 손에 맡기옵니다."라고 하는 일 뿐이라는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어떻게 신앙을 위해서 목숨까지 버릴 수 있겠는가? 이해가 확실히 되지는 않고, 그 신앙심과 믿음의 거대함이 나와 매우 다른 차원이라는 것을 느낄 뿐이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빵을 내려준 이는 모세가 아니라 내 아버지시다."
복음(요한 6:30~35)에서는 군중들이 예수님에게 다음과 묻는 질문이 나온다.
"무슨 표징을 일으키시어 저희가 보고 선생님을 믿게 하시겠습니까?"
이 말인즉, '한번 기적을 일으켜봐라~ 내가 그러면 믿어주마~' 라는 뉘앙스로 읽힌다. 그런데 예수님이 말씀하시길
"하늘에서 너희에게 빵을 내려준 이는 모세가 아니라 내 아버지시다."라고 말한다. 즉, 기적을 일으키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으로 가능한 것을 얘기한다. 이건 어떤 일이 굉장히 잘되었을 때 내가 잘해서 이런 좋은 일이 발생했다는 착각.이 드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사실 주변의 도움으로 아니면 신의 돌보심으로 셋팅이 잘되었고, 나는 숟가락만 떠먹기만 했는데 내가 혼자 다 했다는 착각. 그런 착각에 빠지면 안될 것이다.
확실한 건 일상속에서 하느님과의 관계를 염두해두고, 말씀을 따르며 교류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진 자만이 위 스테파노처럼 신앙인으로 살아갈 수 있으리라 본다.